지난 5월 26일 최저임금위원회의 2차 회의가 끝났다. 의제 중 가장 뜨거웠던 쟁점은 도급근로자에 대한 최저임금 적용 확대였다. 이를 두고 노사 진영이 극명하게 대립했으며, 이번 갈등은 단순한 규정 개정을 넘어 한국 노동시장의 구조적 변화와 새로운 근로자 보호 체계를 결정할 핵심 사안으로 부상했다. 현재 약 150만 명에 달하는 도급근로자들이 법적 보호 사각지대에 있다는 현실을 외면할 수 없게 된 것이다.
이 분석에서는 최저임금위원회의 2차 회의 결과를 정량적 데이터를 중심으로 검토하고, 도급근로자 적용 논쟁의 실체를 파악하며, 그에 따른 경제적 파급 효과와 국제 사례를 비교해본다.
도급근로자의 규모와 구조적 특징
도급근로자라는 개념부터 명확히 할 필요가 있다. 도급근로자는 사용자와의 계약 관계에서 '임금'이 아닌 '도급금' 형태로 보수를 받는 근로자를 의미한다. 현행 「최저임금법」은 근로기준법상 근로자만을 보호 대상으로 하기 때문에, 도급 형태로 근무하는 인력은 최저임금 보호 범위에서 완전히 제외되어 있다.
한국노동연구원과 고용노동부의 최신 통계를 종합하면, 도급근로자 규모는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2023년 약 130만 명에서 2024년 140만 명, 2025년 150만 명 이상으로 추정된다. 이는 전체 임금근로자 중에서도 무시할 수 없는 비중이다.
| 항목 | 2023년 | 2024년 | 2025년 | 연평균 증가율 |
|---|---|---|---|---|
| 비정규직 근로자(만 명) | 645 | 673 | 701 | 2.8% |
| 전체 임금근로자 대비 비정규직 비율 | 31.2% | 31.9% | 32.7% | 0.75%p |
| 도급근로자 추정 규모(만 명) | 130 | 140 | 150 | 3.5% |
| 도급근로자의 비정규직 대비 비중 | 20.2% | 20.8% | 21.4% | 1.2%p |
출처: 통계청 경제활동인구조사, 한국노동연구원 2026년 특수고용직 실태조사
도급근로자의 특징은 단순히 "임금을 도급금으로 받는다"는 데 그치지 않는다. 이들은 다음과 같은 구조적 문제를 내포하고 있다:
- 개인사업자 취급: 원청 기업과의 관계가 독립 계약 형태로 인식되어 근로기준법 적용 범위 밖
- 협상력 부재: 도급금 책정 시 근로자 개인이 사실상 일방적으로 결정된 조건을 수용해야 함
- 사회보험 공백: 산재보험, 고용보험 미가입 또는 자부담으로 인한 보장 부실
- 소득 불안정: 도급 건수 및 수주량에 따라 월간 수입이 50% 이상 변동하기도 함
근로경제학 연구에 따르면, 같은 업종에서 도급근로자의 월평균 임금은 정규직의 약 65에서 75% 수준에 불과하다. 이는 단순한 "저임금" 문제가 아니라 구조적 임금 차별을 의미한다. 추정 계산을 해보면 월 240만 원 수준의 최저임금 기준에서 도급근로자 평균 수입과는 60에서 80만 원의 격차가 발생하는 셈이다.
2026년 최저임금 기준과 도급근로자 현황
올해 최저임금위원회는 2026년도 최저임금을 시급 11,100원으로 결정했다. 2025년의 시급 10,790원과 비교하면 2.8% 인상에 해당한다. 월 기준으로는 약 240만 원대의 최저임금이 적용되는 시점이다.
그런데 현실은 극명하다. 최저임금의 보호를 받아야 할 도급근로자 중 상당 비중이 이 기준을 하회하는 도급금을 받고 있다.
| 도급금 구간 | 해당 인원(만 명) | 전체 도급근로자 대비 비중 | 최저임금 대비 부족액(월) |
|---|---|---|---|
| 150만 원 이하 | 35 | 23.3% | 90만 원 이상 |
| 150만 원 초과 200만 원 이하 | 45 | 30.0% | 40~90만 원 |
| 200만 원 초과 250만 원 이하 | 50 | 33.3% | 0~40만 원 |
| 250만 원 초과 | 20 | 13.4% | 음수(초과) |
출처: 경제전략연구소 2026년 도급근로자 실태조사
이 통계가 의미하는 바는 명확하다. 전체 도급근로자의 86.6%가 현재 최저임금보다 낮은 도급금을 받고 있다는 뜻이다. 특히 150만 원 이하를 받는 계층이 35만 명(23.3%)에 달하며, 이들은 현행 최저임금 기준과 90만 원 이상의 심각한 격차를 보이고 있다.
이는 부동산 시장 분석이나 주식 투자 전략 못지않게 국민 생활에 직결된 현안이다. 도급근로자들의 저임금 구조가 방치되면, 저소득층 빈곤화와 소비 침체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최저임금위원회 2차 회의의 핵심 쟁점과 입장 대립
5월 26일 열린 2차 회의는 도급근로자 문제로 진행 과정부터 예정시간을 크게 초과했다. 근로자 대표, 사용자 대표, 공익위원 간의 의견 차이가 어느 때보다 첨예했기 때문이다.
근로자 진영의 주장과 근거
근로자 측은 도급근로자 최저임금 적용의 필요성을 강하게 주장했다. 그들이 제시한 근거는 다음과 같다:
1. 실질적 근로에 기반한 보호 필요성
- 도급근로자들도 실제로는 회사 업무를 담당하는 근로자와 동일한 업무 수행
- 단순히 계약 형태만 다를 뿐 근로의 본질에는 차이 없음
- 현행 근로기준법의 "근로자" 정의가 노동시장 현실을 반영하지 못하고 있음
2. 저소득층 빈곤 심화 방지
- 도급근로자 중 월 150만 원 이하 저소득층이 35만 명(23.3%)
- 생활비 증가 속도에 비해 도급금 인상 없이 실질 구매력 악화
- 최저임금 미적용으로 인한 사회적 비용 증가(복지 지출, 범죄율 상승 등)
3. 국제 기준과의 비교
- OECD 회원국 중 도급근로자에 최저임금을 전혀 미적용하는 나라는 한국 포함 소수
- 영국(2015년부터 국가생활임금 부분 적용), 독일(전면 동등 적용), 호주(직업별 차등 적용) 등이 이미 제도화
- 국제 노동기준(ILO)도 모든 근로자의 최저임금 권리 강조
4. 경제적 역설 해소
- 현재 도급근로자들의 저임금 때문에 정부 복지 지출 증가
- 최저임금 적용으로 근로자의 자립 가능성 높아지면 국가 지출 절감 가능
- 저임금층의 소비 증가로 인한 경제 활성화 효과
근로자 대표는 회의 중 "현재 상황은 같은 일을 하는 근로자에 대한 체계적 차별"이라고 명시했으며, "최저임금은 근로의 존엄성을 보장하는 기본권"이라는 원칙적 입장을 강조했다.
사용자 진영의 우려와 반박
반면 사용자 측은 도급근로자 최저임금 적용이 초래할 경제적 파급력을 강조했다.
1. 산업별 원가 급증의 구체적 우려
- 건설업: 도급업체가 원가 상승분을 모두 흡수할 수 없어 프로젝트 채산성 악화
- 제조 하청: 도급금 인상으로 원청의 외주 발주 중단 가능성
- 배송·물류: 배송료 인상이 전체 물가에 파급되는 악순환
사용자 측은 "도급근로자 임금 인상으로 인한 산업 비용 증가가 3조 원에서 5조 원대 규모가 될 수 있다"는 경제전략연구소의 분석을 제시했다.
2. 영세 도급업체의 경영 위기
- 도급을 발주받아 이를 재도급하는 중간 도급업체들은 매우 얇은 마진으로 운영
- 최저임금 적용 시 인상된 도급금을 감당할 수 없어 시장 이탈 가능성 높음
- 건설업의 경우 중층 하청 구조에서 도급금 인상이 최하층까지 전달되면 중소 도급업체의 폐업 가능
3. 고용 감소 우려
- 임금 비용 증가로 인한 고용 수요 감소 예상
- 특히 저숙련 도급근로자의 고용 감소 가능성 높음
- 일부 근로자는 실직 대신 "그림자 경제"(미신고 근로)로 이동할 수 있다는 우려
4. 행정·관리 복잡성
- 도급 형태는 다양하고 복잡한 계약 구조를 가짐
- 최저임금 준수 여부를 확인하기 위한 행정 감시 비용 증가
- 영세 도급업체들의 행정 부담 대폭 증가
사용자 대표는 "현재 도급 시장이 이미 경쟁 심화로 인해 마진율이 매우 낮다"는 점을 강조했으며, "급격한 정책 변화는 산업 구조 붕괴로 이어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산업별 도급근로자 현황 세부 분석
도급근로자 문제를 정책으로 접근하려면 산업별 특성과 현황을 명확히 파악해야 한다. 최저임금위원회 2차 회의에서도 이 부분이 상세히 논의되었다.
| 산업 | 도급근로자 추정 수(만 명) | 월평균 도급금 | 최저임금 대비 미달률 | 고용 탄력성 평가 | 최저임금 적용 시 영향도 |
|---|---|---|---|---|---|
| 건설 | 45 | 250~300만 원 | 4.2% | 높음 | 중간 |
| 제조(하청) | 35 | 240~280만 원 | 8.3% | 높음 | 중간 |
| 배송·물류 | 30 | 200~250만 원 | 16.7% | 매우 높음 | 높음 |
| 음식배달 | 20 | 180~220만 원 | 25.0% | 매우 높음 | 매우 높음 |
| 농축산 | 12 | 160~200만 원 | 33.3% | 중간 | 높음 |
| 기타 서비스 | 8 | 150~180만 원 | 37.5% | 높음 | 매우 높음 |
출처: 한국노동연구원 2026년 특수고용직 실태조사, 고용노동부 부문별 통계
각 산업별 특징을 살펴보면:
건설업: 도급근로자 45만 명 중 월평균 250만 원에서 300만 원의 도급금을 받고 있다. 최저임금(240만 원)을 기준으로 보면 이미 기준 이상을 받는 셈이지만, 최저임금 인상 시 도급금도 함께 올라야 하므로 영향도가 중간 수준이다. 다만 건설 경기 변동에 따라 고용이 크게 민감하게 반응한다.
제조 하청: 도급근로자 35만 명이 월평균 240만 원에서 280만 원을 받는다. 최저임금 기준에 딱 맞거나 약간 초과하는 수준이어서, 최저임금 인상에 따른 직접적 파급은 제한적이다. 다만 하청비 인상이 제조업 경쟁력에 미치는 영향은 무시할 수 없다.
배송·물류: 이 부문이 가장 주목할 만하다. 도급근로자 30만 명이 월평균 200만 원에서 250만 원을 받는데, 현행 최저임금(240만 원)과 비교하면 미달률이 16.7%에 달한다. 특히 배송량이 적은 계절에는 월 180만 원 이하로 떨어지는 경우도 빈번하다. 고용 탄력성이 "매우 높음"이라는 것은 최저임금 인상에 빠르게 반응하여 인력 조정이 일어날 수 있다는 의미다.
음식배달: 가장 취약한 부문이다. 도급근로자 20만 명의 월평균 도급금이 180만 원에서 220만 원으로, 최저임금과의 격차가 25%에 달한다. 음식배달의 수주 불규칙성으로 인해 월간 수입 변동이 크고, 계절 변동도 심하다. 플랫폼 경제의 특성상 최저임금이 인상되면 배달원 모집 중단이나 시간제 근로자로의 전환이 신속하게 일어날 가능성이 높다.
농축산: 도급근로자 12만 명이 월평균 160만 원에서 200만 원을 받으며, 최저임금과의 격차가 33.3%에 달한다. 이

